80만원에 저당잡힌 마누라
2008.08.15 金 11:40

고물장수 김씨는 길거리에서 고물을 수집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이었다.
일반 사람들이 내다 버리는 쓰레기의 일부는 김씨에게 돈이 되는 물건이었다.
그런데 돈 되는 고물이라는 것이 그냥 줍기만 해서 수집되는 것이 아니고 부피를 줄이기 위해 휘고 부러뜨리고 해야 하는 것이라 혼자 보다는 한 사람 더 있는 것이 큰 보탬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처와 늘 함께 다녔다.

김씨가 고물 수집을 하다보니 자연히 고물수집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일과가 끝난 후나 비가와서 공치는 날이면 서로 모여 놀음판을 벌이곤 했다.
김씨는 이  때도 처와 함께 다녔다.
김씨가 놀음을 하는 동안 김씨 처는 그 곁을 지켰다.

이러다보니 놀음패 중에 은근히 김씨 마누라에게 욕심을 품을 사람도 생겼다.

그러던 어느날, 김씨는 일과를 마치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고물수집패들과 어울려 놀음판을 벌였다.
처음에는 끗발이 올라 제법 따는 듯 했는데 시간이 지나자 놀음 밑천까지 다 털리고 말았다. 그런데도 김씨는 본전 생각에 자리를 뜰 수 없었다. 평소에 친하다는 송씨에게 놀음돈을 빌려달라고 했으나 딱 잡아 뗀다.

이를 지켜보던 박씨가 김씨에게 은근한 말을 건넨다.
"자네 마누라 내게 잡히면 내가 80만원 빌려줌세."

자기 처에게 은근한 흑심을 품고 있는 박씨를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던 김씨였지만 이번에 사정이 달랐다.
놀음 밑천 대 준다는데 무슨 조건인들 못들어주랴.

"좋아, 그러면 80만원 빌려주게"

김씨가 승낙하자 박씨가 조건을 더 내건다.
"80만원 못 갚으면 내가 자네 마누라를 데려가고 자네 80만원을 가져와서 마누라를 데려가는 걸로 하세."
"여러말 말고 80만원 빌려달라니까"
"자네들이 증인서는 거야"
돈이 급한 김씨와  동료의 여자가 탐이 난 박씨가 동료들에게 증인하라고 다구치자 동료들이 이구동성으로 알았다고 했다.

김씨에게 80만원은 놀음판에서 잃은 본전을 찾을 수도 있고 잘하면 돈을 딸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오늘은 김씨의 기대대로 되주질 않았다.

술이 좀 취해서일까?  운이 없어서일까?  김씨의 끗발이 서질 않는다.
결국  2시간도 채 못되어 빌린 80만원까지 몽땅 잃고 말았다.

결국 박씨는 처를 김씨에게 넘긴 채 홀로 놀음판을 나서야했다.
그 후 김씨 처는 박씨와 동거에 들어갔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꼭 1년이 되던 날, 김씨는 80만원을 들고 박씨를 찾아갔다.
그리고 마누라 손목을 잡고 집으로 데려왔다.

김씨 처가 집으로 돌아온 후 김씨 부부의 일상은 예전으로 되 돌아간 듯 했다.
그런데 김씨 처가 술 한잔이라도 할 나치면 박씨에게 찾아가 잠을 자고 오곤 했다.
김씨는 이런 마누라에게 주먹질 발길질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것은 다 해 보았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박씨는 처를 데리고 동네에서 아주 먼 곳으로 이사를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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