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에 휘말린 ‘지역아동센터 전남지원단’...갑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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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보 취재 결과 지역아동센터 전남지원단(이하 지원단)의 갑질은 실체가 없었다.  

    C아동센터의 폐쇄 결정을 경험한 완도군 A센터장은 지원단의 정체성, 즉 지원단이 자신들을 돕는 단체인지 아니면 전남도와 완도군에 자신들의 비리를 고해바치는 단체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원단이 평가를 겸하게 되면 자신들은 꼼짝없이 지원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일말의 두려움도 내비쳤다. 이어 신은철 지원단장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센터장 중에 신 단장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는데 공손한 경어를 쓰지 않아 기분 나쁘게 들린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그의 불만 사항 중 지원단의 갑질이라고 인정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 

    완도군을 제외한 기타 지역 아동 센터장들은 단호한 어조로 신은철 단장을 옹호했다. 궁금한 점이 있어 문의하면 늘 친절하게 설명해줘 신 단장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 단장에게 갑질을 당한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기자가 완도군과 같은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B센터장은 그 사람(신은철 단장) 업무 스타일인데 그것까지 트집 잡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또 D센터장은 업무 외에 개인적인 스타일을 문제 삼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 아닌지 이해가 안 된다고 답변했다. 정인열 전라남도 지역아동센터 연합회 회장은 “신은철 단장이 열정적으로 도와줘서 참 고맙게 느끼고 있고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며 “계약 갱신 기간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혹 뒷배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 된다”고 말했다. 

    사실 완도군 센터장들이 지원단에 대해 갖고 있는 의심과 막연한 두려움은 이해가 된다. 어제까지 자신을 돕던 사람이 자신들의 비리를 들추는 역할로 나타난다면 그 누구라도 달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원단이 완도군에 업무 협조한 것은 계약관계를 이행한 것이기 때문에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제가 되는 것은 오히려 전남도가 지원단의 사업내용에 포함한 “지역아동센터 전남지원단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업 및 도가 요구하는 사항”이라는 독소조항이다. 이 조항은 평상시에는 지원단이 지역아동센터를 돕게 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전남도가 지원단에게 일종의 평가 내지는 감사에 동참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항이 있다는 것을 완도군이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지원단의 누군가가 완도군에 알려줬는지는 알 수 없으나 완도군은 2018년 11월, 전남도 여성정책기획관 앞으로 ‘완도군 지역아동센터 실태 파악 및 정밀 모니터링 협조’ 요청문을 보냈다. 완도군의 협조 요청에 따라 전남도가 지원단에 협조를 요구하고 전남도의 요구에 따라 신은철 단장이 완도군 소재 지역아동센터를 정밀 조사하게 되는 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절차가 정당했다고 하지만 신 단장의 평가로 인해 완도군의 정밀 감사를 받게 되고, 결국에는 지역아동센터 폐쇄 처분을 받은 센터장은 자신과 경쟁 관계에 있는 신은철 단장의 입김이 작용해 자신에게 과한 처벌이 내려진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반면 신은철 단장은 완도군의 요청에 따라 발견 된 문제점을 발표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실은 당사자들과 관련자들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으로 드러난 지원단 업무의 독소조항은 그 범위를 좁히거나 삭제하는 등의 수정ㆍ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 않고 독소조항을 계속 유지한다면 전남도가 지원단을 지역아동센터를 감시하는 스파이로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그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 완도군처럼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지역 센터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실명을 거론하며 망신주기식의 평가는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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