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세월호

  • SBS의 뜬금없는 세월호 관련 보도는 저널리즘의 양심을 믿고 싶어 하는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한다. 한 단락 한 단락 살펴보면 특별한 내용이 없는 기사지만, 기 발표된 내용에 해수부 공무원의 발언을 합하면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사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일반 국민들의 경우나 의도된 난독증을 고집하는 정치집단의 경우는 더 심하게 왜곡할 수 있다.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어 일부 언론과 국민의당 측이 이 기사를 인용하여 문 후보를 맹렬히 공격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기사는 악마적 편집으로 충분히 의심받을 만하다.

    기사 전체 내용을 살펴보면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을 차일피일 미뤘는데, 박근혜가 탄핵 당한 후 차기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 뒤늦게 세월호를 인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가 해수부에 '해수부 제2차관 자리도 만들어 주고, 해수부에 해경도 넣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특정정당과 일부 언론이 ‘뒤늦게’라는 말을 의도적으로 오독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문재인 후보가 이전부터 세월호 인양을 방해한 것처럼 말이다.

    해수부 관련 약속도 해수부 공무원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박근혜 탄핵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만약 문재인 후보가 해수부와 밀약을 했다면 해수부 측은 틀림없이 문 후보와 밀약 내용을 녹음했을 것이다. 그런데 해수부 공무원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내놓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해수부 공무원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세월호 안전문제도 인지하지 못한 해수부가 미래 차기 정권이 문재인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다. 해수부가 얼마나 선견지명이 있었기에 문재인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2위 후보와 압도적인 표 차이를 벌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가슴을 졸이고 있는데 말이다.

    국민의당은 SBS 보도를 인용해 “더러운 일”이라든지, “선거에 맞춰 세월호 인양연기를 거래한 문재인 후보, 세월호 영령들에게 ‘고맙다’고 적은 의미가 이것이었나?”라고 공격하고 있지만 기사의 행간 어디에도 문재인 후보가 세월호 인양을 연기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은 없다. 따라서 국민의당의 주장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된 난독증이다. 또 세월호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뿐이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건은 국가의 부작위로 인해 304명의 아까운 생명이 어이없이 희생된 참극이었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9명의 미수습자가 남아있고, 유가족들의 상처는 채 아물지 않았다. 따라서 세월호와 관련된 보도를 할 때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방적인 주장은 아물지 않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상처를 다시 후벼 파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sbs는 확인되지 않은 해수부 공무원의 주장을 익명성 보장이라는 미명 아래, 유력 대선 후보와 연결시켜 보도했다. 마치 해수부와 문재인 후보 사이에 밀약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주장의 진위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sbs 측은 전화 한통이면 사실 확인이 가능했거나, 최소한 문 후보 측의 방어권을 보장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절차를 생략했다. 우리는 이점에서 sbs 보도의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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