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ㆍ 양향자에 대한 언론의 숨은 욕망적 관심

  • 신문사가 독자들로부터 ‘기레기’란 말을 듣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전국에 어느 정도 지명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포털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뉴스를 송고할 능력도 갖춰야 하며, 기레기란 비난을 들을망정 기레기 기사를 작성할만한 수준의 파렴치한 근성의 기자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 ‘기레기’ 언론사라 불리는 것도 지명도 낮고 영세한 인터넷 언론사에게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거기다 경찰 수준의 증거를 요구하는 명예훼손죄가 뒤에 버티고 있으니 매일 각 기관에서 보내오는 보도자료나 열심히 올리는 것이 언론사가 가늘고 길게 사는 방법이다. 가끔 보도자료 잘 못 게재했다가 언론중재위에 가야 하는 일도 있지만 이거야 본인의 주의력 부족이니까 누구를 탓할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필자는 정상적인 언론이든 기레기 취급을 받고 있는 언론이든 부러워하며 산다. 일단 그들은 필자보다 좀 더 높은 사회적 대우를 받으며, 거품 같은 권력이나마 마음껏 누리고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대단하신 언론사들께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양향자 후보에 대한 오보를 두 번이나 냈다고 한다. 처음은, 양 후보 유세차량에서 상영한 문재인 전 대표의 동영상을 두고 “양 후보가 ’저거 자르라고 하세요, 지금‘”이라고 보도한 중앙일보이고, 두 번째는 “오셔서 한 말씀이 있으시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은 지셔야 된다”라고 보도한 뉴스1의 기사이다.

    양 후보의 녹취 발언을 인용한 ‘광주인’에 따르면 양 후보가 “오셔서 한 말씀이 있으시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은 지셔야 된다라는 그런 의견들이 많이 있구요”라는 발언을 하고 있다.

    기자도 사람이니 실수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연달아 터지는 양향자 후보에 대한 오보는 실수라고 그냥 넘어가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너무 많다.

    가장 먼저 드는 필자의 생각은 ‘문재인이 영입한 광주의 상징적인 후보 양향자를 이용해 문재인을 공격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였다.

    물론 필자의 생각이 맞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실수도 겹치면 독자들로부터 고의라고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언론이 독자들로부터 기레기 소리를 듣지 않고 신뢰를 얻으려면 중요한 팩트만은 사실 그대로 보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윤승현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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