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춘 수석원내부대표, 원구성 협상관련 기자간담회

  • ■ 박기춘 수석부대표 모두발언
     
    먼저 원구성 협상의 경과를 간략히 말씀드리겠다. 지금까지 다섯 번 만난 것 같다. 먼저 우리당에서 제안했고, 며칠 기다리다가 제안했다. 두 번은 그렇게 만났고 그다음에 여당에서 만나서 협상을 하고 책임 있게 원구성해서 끌고 나가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아쉽다는 문제제기했다. 그다음부터는 김기현 대표와 연락이 와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느끼는 것은 재량권 없이 가이드라인 결정해서 온다. 수첩공주가 아니고 수첩수석이다. 그 이상은 더 나가지 못하고 그 안에서만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진정성을 갖고 임해줬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이중플레이 하는 것 같다. 한쪽으로는 만나고 또 한쪽에선 지연시키는 것이 아닌가, 그러지 않길 바란다. 20여일 지났음에도 원구성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이중적 태도로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어쨌거나 빨리 국회가 개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언론파업에 대한 진상규명에 동의한다면서 국정조사 요구를 거부하다가 국민적 비난이 일자 이석기 제명절차를 끄집어낸 것이야말로 정략적인 색깔론을 제기하면서 여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킨 것 아닌가, 새누리당은 그런 전략인 것 같다. 국회를 열어서 정국을 안정시켜야 할 책무가 있는 집권당이 소모적으로 이념논쟁을 확산시켜서 신공안정국 조성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깝다.
     
    둘째, 협상 안 되는 이유이다. 계속 안 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원구성 전략, 안된다고만 하려면 결정권자인 박근혜 전 위원장이 직접 나와야 한다. 국민들은 19대 국회 여야에 150대 150이라는 그야말로 황금분할의 의석을 주셨다. 새누리당은 상임위원장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우리당이 문방위, 국토해양위, 정무위 중 하나만 배려해달라고 했다. 무엇을 우리에게 줄 것이냐고 물었더니 달라는 것을 주겠다며 얘기하라고 했다. 그래서 제가 1지망 문방위, 2지망 국토해양위, 3지망 정무위 셋 중 하나를 달라고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그 안에서 줘야 양보인데 바깥에서 주면서 자꾸 양보라고 한다.
     
    이제는 급기야 법사위까지 내놓으라고 하지 않는가. 놀부 심보다.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의도가 불순하다. 새누리당은 17대 국회에서 야당이었을 때 견제와 균형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법사위원장을 차지했던 것이다. 그래서 법사위원장이 야당 몫으로 관례화됐다. 그동안의 관례를 무시하고 그토록 법사위에 매달리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법사위를 장악해서 검찰과 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요구한 세 가지 위원회를 주지 않는 것은 도둑이 제발이 저린 격이라고 본다. 문방위은 지속적 방송장악을 통해 대선정국에 유리하게 유도하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니면 박근혜 전 위원장과 관련된 정수장학회에 대한 의혹을 막으려는 의도가 아닌지 국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보내고 있다. 또 국토해양위는 어떤가? 4대강 담합이 이미 드러났다. 수차에 걸쳐 국토해양위에서 우리 의원들이 지적했던 특혜 특혜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또 ‘매쿼리’라고 하는 회사에 대한 특혜의혹, 이명박 대통령의 친조카,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이 매쿼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래서 인천국제공항을 매쿼리에 매각하겠다 했고 각종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자 유치도 대체적으로 매쿼리가 많이 운영하고 있다. 이런 많은 의혹이 있는 국토해양위에서 어려움에 봉착될 것을 염려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무위는 또 어떤가? 저축은행 비리사태에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있는 박지만, 서향희 부부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러면서 윤리특위를 준다고 했다. 저희는 장난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러다 국방위를 준다고 했다가 받지 못한다 하니 외통위로 넘어갔다. 곶감 빼주듯 계속해서 야당을 놀린다고 할까,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지 않는 것 같아서 많이 화가 났다. 우릴 무시하고 있다. 집권여당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오죽하면 유승민 의원이 “외통위와 국방위를 야당에 주는 것은 국가의 기본도 모르고 최소한의 국정 철학도 없는 정신 나간 짓”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재오 대권후보는 “외통위, 국방위를 내주고 법사위를 가져가는 것은 새누리 지도부가 정신 나간 짓이다. 정권 재창출을 포기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판단이 이정도면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받고 있다. 국방위나 외통위는 관례적으로 집권당에서 책임 있게 안보를 책임지기 위해 여당이 주로 맡은 것이다.
     
    종북논란을 지적하면서 심지어 종북논란의 대상자인 의원들에겐 국방위나 외통위에 배정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면서 위원회 위원장은 야당에 주겠다고 한다. 민주당과 연대했기 때문에 민주당도 책임져야 한다고 하면서 위원장을 야당에게 배정하겠다는 발상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성이 의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세 개 위원회를 줬을 때 뭔가 이 정권의 실정과 비리가 드러날까봐 비호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방탕국회를 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세 번째, 우리당의 협상타결 원칙을 말씀드리겠다. 새누리당의 무원칙과 관례무시에 반해서 우리당은 상식과 순리에 입각한 협상을 임하고자 한다. 국민의 의혹이 집중돼 있고, 관심이 많은 민간인 사찰, 언론파업 사태는 국정조사와 청문회가 개최돼야 한다. 국정조사권을 포기하는 것은 직무유기이다. 최대 현안 되고 있는 언론사 장기파업 사태, 4대강 혈세낭비 부실공사, 매쿼리 특혜의혹, 저축은행 사태 등의 문제를 다룰 핵심 상임위 중 한 개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이다.
     
    여당의 법사위 요구는 누가 봐도 억지이다. 생떼를 쓰는 것이다. 야당이 국회의장을 달라고 하면 억지라고 하지 않겠나. 더 늦기 전에 공연한 억지를 철회하는 것이 양식 있는 태도라고 보인다. 이런 요구를 새누리당이 수용한다면 우리는 당장 내일이라도 원구성에 임할 것이고 원구성은 물 흐르듯이 타결될 것으로 본다. 새누리당이 막무가내로 이념논쟁에만 골몰하느라 국회를 마비시켜놓고, 세비반납을 꺼내는 것은 문 잠가놓고 들어오라고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세비를 반납하려면 관련법을 개정하는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회를 열어야 하고, 이미 우리가 17대, 18대 국회에서 끊임없이 주장했던 사항이다. 이것을 리바이벌하는 것이고, 흘러간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자기들이 국회를 마비시키고 세비를 반납한다는 것은 ‘연금세비쇼’로 국민 우롱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원구성 협상은 등한시하면서 의사일정 합의도 없이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등원하는 모습을 봤을 것이다. 이 또한 국민을 속이는 ‘등원쇼’에 지나지 않는다. 야당을 무시하는 오만불손한 행태일 수밖에 없다. 또 국회의원의 특권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헌법 개정 사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국민을 현혹하기 위해 벌이는 ‘특권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헌법을 원포인트니 무슨 포인트니 고치자고 했을 때 한마디도 없었다. 고치는 김에 의원들의 특권도 같이 고치자고 했다면 그 진정성을 조금이라도 이해해겠지만 그런 사실이 전혀 없기 때문에 국민을 속이는 또 하나의 쇼에 지나지 않는다. 세비반납, 연금철회, 특권철폐. 그 어떤 사안이라도 합리적 방안이 있다면 우리당은 함께 논의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쇼쇼쇼 행진만 할 것이 아니라 하루 빨리 국회를 열어서 이런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협상이 되고 국민들이 요구한 결과가 만들어 질 것이다. 다시 한 번 새누리당에 촉구한다. 이념논쟁은 국민들 위해서나 양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만 짜증나게 한다. 소모적인 이념 전쟁을 접고 진정성 있는 원구성 협상에 임해달라 요구한다. 여당에 통큰 정치를 기대하겠다.
     
    2012년 6월 10일
    민주통합당 대변인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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