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의 대한민국.(19)

  • 작성일 2009-07-03 22:45:00 | 수정일 2009-07-11 21: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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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 좋아하죠.”

    “조심해야 돼. 여기서 쫄딱 말아먹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야. 그러고도 손을 끓지 못해서 집에 가지도 않고 찜질방이나 전전하면서 카지노 주변 기웃거리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카지노 오는 사람들한테 길안내 좀 해주고 받은 만원 이만 원으로 다시 카지노 가서 날리고, 정말 여기서 사람 우습게 되는 건 시간문제지.”

    귀찮게 듣고 있던 창석의 머리에 한 가지 생각이 번뜩 스쳐지나갔다. 지루해 하던 눈도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사장님 그런 사람들이 찜질방에 많이 있어요?”

    “그럼. 많지. 여긴 동네사람보다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

    “그래요? 찜질방도 많겠네요.”

    “최근에 많이 생겼지. 저기 신호보이지? 저기서 우회전.”

    창석은 운전을 하며 웃음을 흘렸다.

    “그럼 그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있는 찜질방이 어디예요?”

    “카지노랑 가장 가까운 찜질방이 하나 있거든. 거기가 가장 많다고 하더군. 생긴 지도 꽤 됐지. 왜 물어봐? 벌써부터 그런데 알아보는 거야?”

    “아니요. 이것저것 카지노 정보 좀 얻어 보려고요.”

    “하긴, 그런 사람들이 카지노는 빠삭하지, 매일 이야기하는 게 그런 이야기들이니. 저 나 담배 좀 태워도 되겠나?”

    “아! 예. 여기 라이터.”

    친절하게 불까지 붙여주는 창석의 매너에 사내가 기분 좋게 이야기한다.

    “카지노 옆에 XX찜질방이 있는데 거기가면 여기서 오래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야. 돈은 많이 줄 필요도 없어. 어차피 적은 돈으로도 대박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놈들이니까.”

    창석은 보물을 얻은 사람처럼 기뻐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사내는 노름에 미친 젊은 놈이 대박을 상상하는 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창석의 생각은 사내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이거 잘하면 오래 머물 필요가 없겠는 걸?’

    “사장님 석 달은 좀 긴 것 같네요. 2달 계약 합시다.”

    “허허. 그러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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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새끼들아! 지금 뭐하는 거야? 차량 매입한지가 언제인데 주차장에 차들이 저렇게 넘쳐나?”

    분당 외곽에 위치한 조용한 공원 주차장,

    컨테이너 박스가 하나 놓여있고 번쩍이는 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빼곡히 주차된 차의 대수를 세어본 범휘가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큼직한 탁자가 자리 잡고 있었고, 사내들은 원을 그리고 앉아 열심히 카드를 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범휘가 고함을 내질렀다. 깜짝 놀란 사내들이 그를 발견하자 급하게 일어나 인사를 했다.

    “지금 카드 칠 시간이 있냐? 지금 한가롭게 이렇게 모여 있을 시간 있어? 니들 밥 처먹이려고 무리해서 사업 시작했는데 이렇게 놀고 자빠져 있는 거야!”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사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범휘 앞에 서서 시선을 바닥에 두고 있다.

    소재원 sojj12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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