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다른 ‘해남군’과 ‘해남경찰서’

  • 해남읍 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밤낮을 가리고 않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읍내를 순찰하는 의경과 경찰들의 모습이 자주 목격되곤 한다. 예전에는 집회나 시위가 있는 날이 아니면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광경이다. 이 때문일까. 해남군민들은 해남경찰의 달라진 모습에 조용한 박수를 보내고 있다. 또한 이 영조 경찰서장에 대한 칭송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영조 경찰서장이 부임하고 얼마 후 서로 대면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모 기자가 이 영조 서장에게 “해남읍의 치안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유휴 경찰 인력을 동원해  도보 순찰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라고 건의한 적이 있다. 물론 기자 개인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경찰은 경찰 나름대로의 시스템 운영 원칙이 있을 것이며 우리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데 얼마 후 경찰들의 읍내 순찰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귀찮게 느낄 수 있는 읍내 도보 순찰이 이루어진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신속하게 실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얼마 전 이 서장을 대면한 자리에서 “음주 단속하면 지역민들의 원성이 자자할 텐데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라고 물었더니 이 서장은 “저희 어머님께도 그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주위에서 난리라고..., 그렇지만 법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임무니까. 원칙대로 해야지요.”라고 답했다.

    해남 경찰서 모 경사는 “서장님은 우리가 출근할 때 경찰서 입구에서 직원들 음주 측정하십니다. 그래서 전날 술 먹은 직원은 차를 두고 출근해야합니다” 라며 “서장님은 단속하는 경찰부터 음주 운전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라고 말했다.

    또 모 경사는 “읍내 파출소 사건들은 우리한테 바로 넘어오니 일이 너무 많아 죽겠습니다.”라고 엄살을 부렸다. 이 서장이 “읍내파출소 직원들은 치안을 담당해야 하니 사건 사고는 경찰서 형사과에서 처리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런 반면 해남군은 중앙정부에서도 포기한 황토사업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해남군은 2007년 낙후 지역에 지원되는 ‘신 활력사업’ 대상지역에서 배제됐다. ”낙후지역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없고 현재 추진되는 황토사업도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해남군은 신 활력사업에서 탈락한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서였을까. 군민들이 반대하는 수렵장을 개설해 주민들을 총알받이의 위험으로 몰아넣었다. 곳곳에서 엽사들과 주민들 간의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해남군은 수렵장 허가를 낼 때 “불법행위가 없도록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자 “40여명의 인원으로 단속이 불가능하니 주민들의 협조를 바란다”고 했다. 필요에 따라 언제든 말을 바꾸는 해남군의 행태가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또 90억을 들여 해남 천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겠다고 한다.
    이 또한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이다.
    해남군은 군수가 바뀔 때마다 해남 천을 한 두 번씩 파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해남천은 나중에는 유람선과 고래가 살지 않을까?

    해남군은 반성이라는 것을 잊은 지 오래다.
    해남군은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한다. 그리고 실패해도 당당하다. 그 뻔뻔스러움은 “해남군 스럽다‘ 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군 의회는 거수기로 전락한지 오래다.

    해남군이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뜻을 관철 시키려는 것은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신념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잔꾀가 숨겨져 있을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주민들의 원성을 듣더라도 정의 실현을 위해 주민들과 부득이 마찰을 빚어야 하는는 경찰, 하는 일이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일이라 주민들에게 크게 원성 살 일 없을 것 같은 해남군.

    그런데 결과는 예상과는 사뭇 다르다. 상황이 반대인 것을 보면 말이다. 그 이유는  근본적인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해남경찰서 이영조 서장의 경우는 대민봉사와 법질서 유지라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이고 해남군은 주민보다는 자신들만의 주장과 이익을 위해 매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 충식 해남군수는 지난 군수 선거 때 낙선한 2위 후보자에게 열광하던 군민들의 속내를 헤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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