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명퇴, 구례군 이윤성 기획감사실장



  • 타지 출신으로 전남 구례군에서 서기관까지 오른 공무원이 후진을 위해 조기 명예퇴직을 결심,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윤성(58) 기획감사실장은 34년의 공직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내년 1월 명퇴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 실장이 2014년 말 정년을 2년이나 앞당겨 공직을 떠나는 것은 첫째로 후진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이다.


    이 실장은 지난 1979년 광주시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 1986년 전남도청, 고향 함평군을 거쳐 2010년 구례군으로 전입했다. 그의 명퇴 결심 배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군청의 유일한 서기관 승진이 한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그는 전입 1년 만에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했는데 도내에서 타지 출신이 특정 군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민들의 선거로 뽑힌 군 단체장 입장에서 서열 3위의 서기관으로 타지인보다 같은 지역 출신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6일 "외지 출신이 군 최고직급에 오른 만큼 이제 서기관을 구례군 직원들에게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명퇴 사유를 밝혔다.


    그는 평소 부지런하고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과 친화력, 탁월한 업무 능력을 발휘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전남도청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서기동 현 군수가 그를 함평에서 구례로 오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구례군의회 의장 출신인 서은식 의원은 "타지 출신으로서 이 실장처럼 열심히 일한 사람은 좀처럼 보지 못했다."며 "그가 가면 빈자리를 구례 출신이 채우게 돼 직원들은 기대감도 있지만 섭섭함도 클 것 같다."며 그의 명퇴를 아쉬어했다.


    그는 명퇴의 또 다른 동기로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여행 한번 가지못한 아내와 함께 여행도 하고 취미도 즐기는 오붓한 시간도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대학생인 남매와 대화도 나누고 미국에 유학해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장녀도 방문하는 등 자식들에게 장래 문제 등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싶었지만 그동안 시간이 없었다."며 "시간을 두고 제2의 인생설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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