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에서 만나는 ‘목가의 시인’ 신석정



  • - 오는 12일 오후3시 시문학파기념관, 유족․제자 참석…시인의 삶과 예술세계 생생히 전달 -


    ‘목가의 시인’ 신석정 선생(1907~1974)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뜻 깊은 문학행사가 전남 강진에서 열린다.


    지난 3월에 개관한 한국문학사상 최초의 문학유파문학관 시문학파기념관이 ‘7월의 시문학파 동인’으로 신석정 시인을 선정하고, 오는 12일 오후 3시 시문학파기념관 세미나실에서 ‘<촛불>처럼 살다간 <슬픈 목가>의 노래’라는 주제로 문학행사가 펼쳐진다.


    이날 행사에는 신석정 시인의 애제자 허소라 군산대 명예교수(시인․)의 문학 강연과 시인의 3남 신광연씨(74․ 경기도 안양시 거주)가 참석해 그동안 문단에 알려지지 않은 석정 시인에 대한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신석정은 1907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동국대 전신인 불교전문강원 국문과에서 수학하고, 1931년 10월 <시문학> 3호에 참여하면서 김영랑․ 박용철․ 정지용․ 김현구 등과 더불어 1930년대 한국시단을 이끌었던 시인이다.


    특히 신석정은 일본 강점기 신사참배와 창씨개명을 거부하기 위해 호구지책이었던 직장을 사직했는가하면, 일본어 시를 청탁 받자 아예 붓을 꺾는 등 평생 지조를 지키며 지사적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이 같은 석정의 강직한 성품은 1924년 11월 24일 <조선일보>에 <기우는 해> 발표를 시작으로 1974년 7월 8일 <동아일보>에 유고시 <뜰을 그리며>를 남기기까지 반세기 동안 펼쳤던 시력에서 초지일관으로 나타나 있다.


    허소라 교수는 “저의 스승이자, 문단의 선배이기도 한 석정 선생은 학생시절 일본인 담임선생의 야만적인 처사에 분기하여 동맹휴학을 주도하는 등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던 강직한 성품을 지닌 분”이라고 소개하며 “석정 선생의 이러한 기질은 그가 걸어온 발자취와 문학작품 속에서 그대로 표출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 교수는 “지금까지 문단 내에서 석정 시인을 ‘전원시인’이자 ‘목가시인’이라는 한정된 울타리 안에서만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제부터 사회참여와 비판의식이 강한 석정의 작품에 관심을 갖고 문학적 재평가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기 시문학파기념관 학예실장은 “이달의 시문학파 동인 프로그램은 시문학파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고, 문학을 통해 지역민과의 소통을 꾀하는 데 많은 기여하고 있다”면서 “특히 유가족과 애제자가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석정 시인의 시적 원형질과 그의 인간미를 깊이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문학파기념관에는 신석정 시인의 일기장(1964년)을 비롯해 그의 전용 원고지, <슬픈 목가>(1946), <빙하>(1956), <산의 서곡>(1967) 등 시인의 육필과 저서 등 다량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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